2024 기후정치선언

1.
2024년은 산업화 이전의 지구온도에 비해 연중 평균 온도가 1.5도씨를 넘어서는 첫 해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는 기후위기를 위한 우리의 노력이 사실상 실패하고 있음을 명증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정치의 문제’로 규정한다. 정치는 공존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정치는 지금의 가장 날카로운 문제를 포착할 필요가 있다.  

2.
하지만 2024년 한국의 정치는 기후정치의 가능성을 가진 상태인가 묻는다면 쉽게 긍정하기 어렵다.
기후위기 문제를 경제발전의 걸림돌로 치부하는 무능한 정부를 견제해야 할 대의기구로서 국회는, 그리고 국회를 구성할 책임이 있는 정당과 정치집단들은 자기들 만의 연대와 연합에 골몰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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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의제는 정당과 시민을 생산자와 소비자로 나누는 도구가 되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주어진 상품에서만 합리적 소비를 할 수 있듯이 대의제 하에서는 정당이 만들어놓은 후보자 중에서만 선택할 뿐이다. 우리는 정치 소비자로서 ‘단지 투표할 권리가 있는 자’로만 한정한 정치적 시민권을 회복할 때가 되었다. 우리는 스스로 대의되지 않는 가치를 가진 정치의 주체로 나서기로 했다.
기후 정치는 기후 정치를 원하는 시민들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4.
우리는 기후 정치를 선언한다.
익숙했던 대의제의 정치 언어를 벗어난 기후 정치가 어떻게 이야기될 수 있을지 아직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새로운 언어를 배워가듯이 새로운 정치를 말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들은 단지 투표하는 기계가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 우리 모두를 위해 변화를 요구하면서 투표를 유보하는 시민들이 될 것이다. 정당과 후보자들이 기후 정치의 과제들을 스스로 최우선의 역할로 삼도록 요구할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기후 정치는 정치인의 역량 수준에 맞추는 정치가 아니라, 이미 기후 위기 최전선에 있는 기후 시민들의 수준에 맞추는 정치다. 

5.
우리는 차선과 차악을 거부한다.
정치는 늘 최선을 지향해야 하고 선택되어야 한다. 정치는 승자독식의 투기장도 아니고 이겨야 옳은 강자존의 경기장도 아니다. 정치가 기후위기를 방치한다면, 우리는 그 정치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투표일에 선거를 하는 것이 시민들의 의무라면 시민들의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것은 시민들의 의무에 앞서는 정치의 존재 의미다. 정당은 스스로를 증명하라. 기후 시민들은 최선을 선택할 것이다. 우리는 기후 정치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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